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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주의는 언제, 어떻게 오는가?' 『형장의 새벽』은 사회가 어떻게 전체주의로 기울어가는지 기록한 글이다. 평등·인권·약자 보호라는 고운 단어들이 한쪽으로만 흐르고, 사람들의 숨이 눌려가는 것을 본다. 모두가 잠든 시간, 자유가 소멸하고 있다. 차별금지, 혐오표현 금지, 안전, 약자 보호는 고상한 약속이었으나, 어느 날부터 사람의 질문을 막고 사유의 결을 끊어냈다. 오래전부터 어떤 나라든 자유가 사라지는 공통된 패턴이 있다고 의심해왔다. 법은 비어 있는 자리를 만들고, 책임은 서로에게 떠밀리고, 정치인은 내부를 다그치면서도 외부에 미소를 짓는다. 사람들은 조금씩 차트 위의 존재가 되어갔다. 감정, 판단, 생의 굴곡이 숫자로 나타났고, 인간의 무게는 가벼워졌다. 내가 사는 이곳도 예외는 아니었다. ’IQ 276의 청년’은 예민한 감각을 지닌 사람부터 밖으로 밀려나는 현실을 보여주었고, ’내부를 단속하는 국가’는 행정조직이 외부 권력과 마주 서는 방식을 드러냈다. ’죽음마저도 평등을 이루지 못한 자들’은 어떤 생명은 도덕이 되고, 다른 생명은 통계가 되는 현실을 비추었다. 일상에서 만난 작은 장면들, ’모기 세 마리와 가을밤’, ’깨끗한 쓰레기’, ’플로리다로 떠난 자유의 여신상’. 사회의 체질을 가리키는 단서였다. 진실을 덮는 통계가 쌓이면, 사람들은 '원래 이런 것'이라 말하며 무뎌진다. 전체주의는 둥근 모습을 하고 있었다. 나는 의도적으로 오른쪽에 서지 않았다. 자유를 지키려다 보니 어느덧 이쪽에 머물렀다. 그리고 지금 전 세계는 좌·우 대립이 아니라, '개인의 자유 vs 집단·국가의 통제'라는 단 하나의 선으로 수렴하고 있다. 정치, 언론, 시민운동이 도덕의 언어를 권력의 도구로 바꾸는 장면을 보았고, 선의를 사업으로 다루는 집단이 어떻게 연민을 뭉개버리는지도 목격했다. 어느덧 나는 반도덕주의자에 가까워졌지만, 동시에 내 안의 잔혹함을 의심하며 스스로 붙잡아야 했다. 분노를 의심하는 지점에서 신념은 더욱 굳어졌다. 표현·종교·소유·사상의 자유가 왜 불쾌한 표현까지 지켜야 하는지, 그리고 차별금지·혐오금지가 어떻게 제도로 굳어지며 상호 불간섭을 무너뜨리는지, 여러 나라가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데도, 세상에 간섭하고 싶지 않았다. 그들이 내 안으로 들어왔다. 존재를 인정하는 일과 가치를 강요하는 일은 반드시 분리돼야 했다. 평등을 믿을 자유가 있다면, 평등을 의심할 자유도 보호받아야 한다. 나는 선한 사람이 아니다. 생각을 짓누르는 것들을 견디기 힘들었고, 어떤 날은 가장 혐오하던 방식이 말에 스며드는 것 같아, 글을 멈추기도 했다. 세상과 싸우는 일은 자기 자신과 싸우는 일이었다.새벽은 하루의 시작을 알리지 않았다. 도덕적 명분이 바닥을 덮어가는 시간, 칼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깊이 파고드는 시간, 전체주의는 정적에서 온다는 사실,'생각할 자유가 사라지면, 인간은 어디에 남을 것인가.'